2016년 1월 15일 금요일

내게도 사랑이 찾아올까?

2016년 1월

오늘도 어김없이 그녀가 있는 새벽 버스를 탔다.

새벽 일찍 일어나 버스를 두번이나 갈아타고 출근해야 하는, 버스남이지만

아침의 활력소, 나만의 바카스와 같은 그녀를 볼 수 있어 오늘 하루도 상괘하다.

이렇게나 추운 1월 겨울 아침 7시, 모두가 잠에 취해 있는 버스안에서

나 혼자, 미소를 짓고 있다.

일본에는 인생에 3번의 모테키( モテ期 )가 있다는데, 내게도 사랑이 찾아올까?

내 나이 35 아니 이제 곧 36...

연애 경험 2번, 5년 넘도록 계속 혼자였다... 그렇다고 마법사는 아니다.

내생에 이번이 마지막 사랑이다.라는 각오로 그녀에게 고백을 해 보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저만치 멀리서 그녀를 힐끔힐끔 쳐다보는 찌질한 버스남, 게다가 흙수저... 무리인가?

고백했다가 거절당하면?, 더 이상 이 시간대, 이 버스는 못타게 되는걸까?

집에서 회사가는 버스는 이것 하나 뿐인데...

괜히 말을 했다가, 스토커같이 무섭다며 더이상 버스를 안타게돼 못만나게 되는건 아닐까?

어떻게 첫 말을 걸지? 무슨말을 할까? 어떤말을 건내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든다.

그녀가 달리는 버스에서 일어나 뒷문으로 걸어간다. 나도 곧 뒤따라 그녀 옆으로 다가갔다.

몇분 후면 그녀와 다른 버스를 탄다... 아쉽다...

하루종일 내삶의 활엽소와 같은 그녀를 조금이라도 더 눈에 익혀두기 위해,

눈으로 사진을 찍는다.

구김없이 밝고 씩씩하게 자라온듯한 또렷한 이목구비와 맑고 예쁜 큰 눈
긴 검은 머리, 검은색 바지, 분홍색 코트, M브랜드의 작은 가방, 낮은굽의 단화.
네일이나 매니큐어를 하지않아, 깔끔하게 정돈된 손톱과 반지없는 손.
가까이 다가가니 L 브랜드의 샴푸 향기가 난다. (두근두근♡)

뒤따라 오는 버스를 확인하더니, 오른손가락으로 긴 머리를 귀 뒤로 넘긴다. 헉! 내 심장;

흔들리며 멈춰서는 버스탓에 그녀의 몸이 내 손에 닿았다.

"하차입니다"

그렇게 갈아타는 정류소에 그녀와 함께 내렸다.

버스를 갈아타는 모습까지 지켜본 후 그녀가 사라지자, 그녀의 샴푸 향기도 함께 사라졌다.

아쉬운 마음으로 계속 그 버스를 응시한다.

그런데,,, 버스 정류장 한 코스를 더 와버렸다...;;

원래대로라면, 직전 정류장에서 내렸어야 하는데

오늘은 왠일인지 그녀가 한코스를 더 와서 내린것이다.

왜에? 나때문인가? 뭐지? 무슨 의미지? 눈치 챈건가?

별별 생각이 다들면서, 한 정거장을 더 와버렸다는 생각에 헛웃음이 나온다.

하지만 오늘도 같이 내렸고,

내가 갈아탈 버스는 한정거장을 걸어서 되돌아 가야만한다.

내일도 볼 수 있었으면,,, 아니 오늘 저녁 퇴근하는 버스에서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작은 기대와 함께... 아침부터 뛰었다. 군대 이후로 처음이다.

그리고 버스를 갈아탔다. "환승입니다"

내게도 사랑이 찾아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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