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회사는 일이 육체적으로 힘들다기 보다는 가만히 앉아 하루종일 컴퓨터를 봐야하는... 정신적으로 상당히 힘든데다가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다. 몇년전 자바 신입 개발자로 작은 IT 회사에 들어갔을때의 일이다. 월급은 130만원도 안되었고, 파견이 아니었기 때문에 주로 전화업무와 SM을 했다. 사원수는 본사 지사 모두 합쳐 30명 정도로 아주 작지도 매우 크지도 않았다. 회사 건물은 오래되어 낡은 빌딩의 한층에 있었고 화장실은 쭈그려 앉는 변기 뿐, 찬물 밖에 나오질 않았다. 패기만만한 열정가득 했던 신입이 그런거에 불만을 가질리가 있겠냐만 근무시간은 아침9시~저녁6시이지만, 6시에 퇴근한적은 없고, 9시에 퇴근이 보통이었다. 신입 주제에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가는것은 있을수도 없는 일이고 다들 눈치를 보는건지 시간을 때우는건지 저녁을 얻어 먹기 위해 있는건지 30분마다 담배를 피고 커피를 마셔대며 히히닥 거리며 이빨 털고 있는걸 보면 일이 많은건 아닌거같은데 오후6시까진 일하지 않고 그렇게 시간을 때우다가 저녁을 먹고나면 열심히 일을하는게 아이러니하다. 윗사람이 보기에 매일 늦게 퇴근하면 정말 열심히 일하는것처럼 보여야 하니까라나 뭐라나.. 늦게까지 근무하면, 택시비는 준다고는 하지만 늦게까지 근무해도, 초과수당은 안주는게 함정이다. 택시비를 주지않을만큼 막차 시간에 맞추어 아슬아슬하게 퇴근을 시키는것이 웃겼다. 출퇴근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회사에 갔다가 집에 돌아오면 피곤에 쪄들어 잠자기 바빴고, 아침에 일어나면 지각할까 출근하기 바쁜 회사-집, 집-회사의 연속이었다. (다들 그렇겠지만) 신입이라 별 할일도 없고해서 일찍 먼저 가보겠다고 했다가 "너는 신입인데, 퇴근하는거 보니 한 몇년차 된거같다?" 라는 비아냥섞인 말을 들었고 다음날 과장(팀장)으로 부터 원래 일정에도 없는 사내용 메신저 개발이라는 숙제를 받게 되었다...